베란다정원 가꾸기 수업을 마친 후 손에 쥔 것은 작고 아담한 루엘리아 화분.
아직 꽃을 피우지 않았지만, 그저 고요히 뿌리를 내리는 그 순간만으로도 나는 루엘리아가 속삭이는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작은 화분 속에서 점차 자리를 잡고, 어느 날은 보라색 꽃을 피워내서 사랑을 위해 멋을 내는 남자처럼, 자신은 매일 조금씩 더 아름다워질 것이라는 속삭임.
그때가 오면 오늘의 루엘리아는 단순한 식물이 아닌, 나만의 작은 여름이 될 것이다.
나는 이제 또 하나의 작은 기다림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