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포터즈로 활동한 전주정원문화센터의 지난 일주년을 돌아보며
--- 오마이뉴스 최승우 기자 (2024 전주정원문화센터 서포터즈)
▲야외 정원쉼터의 나무 책상과 의자 ⓒ 최승우
아침저녁 제법 선선한 가을의 기운을 전하는 시월이다. 정원문화센터의 야외 정원 분수대는 물보라를 멈췄고 아이들의 복작거림과 재잘거림도 사라졌다.
지난여름 무더위의 침공에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야외 정원의 식물은 생생한 푸르름으로 활력 넘치고, '가족 한 뼘 정원'의 꽃들은 무지갯빛으로 곱디곱다. 정원은 또 다른 계절에 맞춰 멈춤과 사색의 자리를 마련하고, 사람들의 깊은 정서적 공감은 정원의 포근함을 더욱 짙게 할 것이다.
11일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전주시가 도심 속에서 정원 문화를 즐기고자 문을 연 전주 정원문화센터 개관 일주년이다. 지난해 10월 11일 개관한 전주정원문화센터는 꿈꾸는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시민을 위한 휴식 공간과 긍정의 에너지를 발산해 왔다.
▲아열대 식물원바나나 열매 ⓒ 최승우
아열대 식물원의 바나나 나무는 하늘 모르고 큰 키와 풍성한 열매로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식물원 수벽에는 넝쿨 식물이 멋스러움을 더하고 수천 년을 산다는 바오밥나무도 의젓하다.
지성과 감성의 공간인 정원문화 도서관은 '요정 숲'과 '수직 정원' 그리고 6개의 도서 공간으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어린이 도서 공간인 '다움'에서부터 도감과 전문 서적, 식물과 생태 환경 코너인 '도움', '배움', 에세이와 컬러링 그리고 정원 가꾸기, 텃밭, 반려 식물 관련 도서를 갖춘 '채움', '키움', '세움'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도서관은 시민들의 지적 호기심과 정서적 안정을 위한 강연회와 음악회를 열고, '책 뜰'이라는 독서 동아리를 통해 책 읽기와 생각 나눔도 함께 하고 있다.
▲정원문화도서관도서관 서가와 책상 ⓒ 최승우
전주정원문화센터의 지난 1년은 예사롭지 않았다. 전주의 정원 문화 확산을 위해 서포터즈 활동을 하는 나 또한 감회가 새롭다. 야외 공원과 실내 아열대 식물원, 그리고 정원 도서관 방문객은 어림잡아 매월 1400명에 다다랐다.
연인원 5800여 명... 성공요인은 지역 주민의 관심과 참여
일년내내 진행된 프로그램의 참여자는 연인원 5800명에 가깝다. 전주 정원 문화센터는 매월 12개 정도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참여 인원은 500명에 이른다. 프로그램 참여는 전주 시민이면 누구나 홈피를 통해 신청이 가능하며 대부분 무료 강좌이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보면 정원 식물 안내와 산책을 통한 정원 치유 프로그램과 가족이 함께 하는 정원 체험을 운영하고 있다. '정원의 열두 달'과 '열두 달 정원 놀이터'를 통해 정원을 즐기고 감상하며, 영유아 가정에 건강한 실외 놀이 공간과 활동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정원에 좋은 식물, 정원 문화 특강, 정원 유지 관리, 국화 분재 만들기, 반려 식물 만들기, 우리는 도시 농부, 베란다 정원 가꾸기 등의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도서관과 정원문화센터가 협업해 정원 코스 도서관 여행을 기획하고, 어린이를 대상으로 놀이 정원사(꼬마 정원사)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2019년부터 시작한 시민 정원사 과정인 '초록 정원사'는 어느덧 6년 차를 맞이하고 있다. 총 20회의 교육을 통해 수강생은 단순한 정원 관리 기술을 넘어 전주시가 추진하는 정원 도시의 첨병으로서 도시 재생 및 전주의 자연환경 개선을 위한 중요한 역할도 하고 있다.
▲리플렛10월 전주정원문화센터 프로그램 ⓒ 최승우
수 스트어트 스미스의 <정원의 쓸모>에서 "오늘날 같은 가상 세계와 가짜 뉴스 시대에, 정원은 우리를 현실로 되돌려준다. 알려지고 예측할 수 있는 종류의 현실은 아니다. 정원은 늘 우리를 놀라게 하고, 우리는 거기서 다른 종류의 '앎'을 경험한다. 감각적이고 물리적이며, 우리 존재의 정서적, 영적, 인지적 측면을 자극하는 앎이다."라며 정원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전주정원문화센터는 정원의 가치와 소중함을 체험하게 하고 시민의 정서적 안정과 어우러짐에 열심이다. 전주정원문화센터의 활동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현재 진행형이다.
어떤 일의 성공은 단순한 물리적 시설의 완비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조건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룰 때 가능하며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충분히 성공적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되었음에도 더 나은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고심하고 노력하는 전주정원문화센터 근무자에게는 '아름다운 사람'의 모습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성공적인 요인은 지역 주민의 관심과 참여라고 할 수 있다. 지역 주민의 적극적 관심과 참여는 전주정원문화센터의 원동력이라는 선순환의 고리가 되고 정원 문화 도시로서의 전주는 더욱 살기 좋은 고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가족과 함께 하는 정원 체험가족 정원에 물을 주는 어린이 ⓒ 최승우